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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Travel

2024.07.19. 방글라데시 반정부시위 격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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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방글에 있는 여친이 다카에 다녀왔다. 

가르치던 학생들이 다카에서 시험을 치게 되어 겸사겸사 기차여행도 해 볼겸 다녀온다고 했다.

근데 KOICA에서 여행경고를 했다고 한다. (물론 대사관에서 발표한 거겠지...)

공무원쿼터에 반대하는 시위가 있을 예정이니 사람 많은데 가지 마라는 것이다.

다카 출발 며칠전에도 라지샤히에서 소규모시위가 있었는데, 시위대 이동방향이랑 본인 가는 방향이랑 같아서 릭샤에 탄채로 동영상을 보내주기도 했었다.

그땐 사태의 심각성을 몰랐었는데...  (왜? 내 일이 아니니까... ㅠㅠ)

아뭏든 여친이 다카에 다녀온 이후 일이 커지기 시작했다.

시위대의 사망소식이 속속 전해지고 인터넷이 차단되고 버스터미널/기차역이 폐쇄되고 어제 7월 18일 저녁기준으로 36명이 넘게 사망했다는 외신을 확인 할 수 있었다. (마지막 본게 36명, 지금 다시 보니 19일 아침속보에는 39명 사망 ㅠㅠ)

https://www.livemint.com/news/world/bangladesh-unrest-death-toll-rises-to-39-as-protests-continue-over-govt-jobs-quota-system-what-we-know-so-far-11721352950774.html

 

Bangladesh unrest: Death toll rises to 39 as protests continue over govt jobs quota system. What we know so far | Today News

Bangladeshi students set fire to the country’s state broadcaster on Thursday as protests against civil service hiring rules escalated, with the death toll mounting to at least 39.

www.livemint.com

 

다카는 진작 인터넷이 차단이 되었었는데, 라지샤히는 18일 오전까지는 모바일데이터(인터넷)가 이상이 없었다.

그런데, 어제 오후들어  모바일데이터는 차단이 되고 와이파이에 접속해야만 인터넷 접속이 가능하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리고, 오늘 오전에는 와이파이를 통한 인터넷접속마저도 완전히 차단된 모양이다.

혹시나 해서 서로 구글위치공유를 해 두었는데, 이젠 12시간 이전의 위치로 확인이 된다 ㅠㅠ

인터넷 뿐만 아니라 전화도 모두 차단이 된 모양이다. 

CNN은 이 나라에 별 관심이 없어 로이터통신의 기사를 전달하는 수준이라 기사를 찾아보기 힘들고,

알자지라와 로이터 등의 외신에서는 뉴스가 계속 업데이트 중인데 통신이 완전 차단된 상황이라 새소식은 찾아보기 힘들다.

https://www.reuters.com/site-search/?query=bangladesh

https://www.aljazeera.com/where/bangladesh/

 

Bangladesh | Today's latest from Al Jazeera

Hundreds of students were injured in clashes on Monday, but they’ve refused to back down.

www.aljazeera.com

그나마 방글라데시 로컬신문사로 보이는 신문사에서 속보를 보았는데 이젠 전혀 접속이 안된다.

https://www.thedailystar.net/

사태가 진정될때까지 여친이 집에 잘 숨어 있기를 바라는데 걱정이 되는 건 어쩔 수가 없다. ㅠㅠ

현지 상황을 좀 더 알아보려다가 지금 왜 이런 사태가 벌어졌는지를 좀 알아야겠다는 생각에 좀 정리를 한다.

 

방글라데시인민공화국

인도, 미얀마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

파키스탄이 동파키스탄이던 동벵골에서 벵골어를 공용어로 인정하지 않고, 파키스탄 언어인 우르두어만 공용어로 사용할 것을 강요한 바, 이에 반발한 방글라데시 지식인들이 1952년 언어수호운동을 일으켰고, 방글라데시는 독립전쟁을 통해 1971년 파키스탄으로부터 독립하게 된다. 

방글라데시의 초대 대통령 셰이크 무지부르 라흐만은 독립영웅으로 봉고본두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현 셰이크 하시나 와제드 총리의 아버지이다.

처음 도착한 다카공항에서 멋도 모르고 방글라데시 독립영웅이자 국부인 봉고본두의 초상화 밑에서 담배를 쳐 펴댔으니 집단구타를 안당한게 천만다행이다 ㅠㅠ (죄송합니다...)
종교는 이슬람의 수니파가 다수이다. 10% 미만의 힌두교와 소수 불교,기독교도가 있다고 한다.

금요일/토요일이 주말 휴일이며 일요일부터 목요일가지가 평일이다.

공용어는 벵골어로 방글라라고도 부르며, 우리와 마찬가지로 자국어와 문자에 대한 사랑이 대단하다.
파키스탄의 벵골어탄압으로 인해 독립전쟁이 시작된 걸 보면 알 수 있다.
지식인층사이에 통용되는 영어는 영국식 영어라고 한다.

국토 면적은 약 148,460km² 로 남한의 1.5배이며, 인구는 약 1억7천5백만명가량으로 대한민국의 약 3배가 넘는다.
       
세계에서 손꼽히는 최빈국으로 알려지고 있었으나 1인당 국민소득은 2009년 이래 2017년에는 3배나 상승했고, 코로나팬데믹시절에도 3.8% 성장을 이룩했다. 아시아에서는 제일 높고 전세계에서는 3위에 해당하는 성장률로 무섭게 성장하는 나라라고 볼 수 있다.
2010년 중반에는 파키스탄의 1인당 GDP를 추월했고, 2020년에는 방글라데시의 1인당 GDP가 사상 최초로 인도를 추월했다. 2024년에는 인도에 역전되기는 했지만..

방글라데시의 정치 정보를 위키에서 찾아보니...
부패인식지수 24점 2023년, 세계 149위  (북한 171위)
언론자유지수 27.64점 2024년, 세계 165위 (북한 177위)
민주주의지수 5.87점 2023년, 세계 75위  (북한 165위) 

언론자유지수만 봐서는 민주국가라고 부르기 부끄러울 정도고 독재국가수준이다..

총리 : 셰이크 하시나 와제드 শেখ হাসিনা ওয়াজেদ | Sheikh Hasina Wazed


https://namu.wiki/w/%EC%85%B0%EC%9D%B4%ED%81%AC%20%ED%95%98%EC%8B%9C%EB%82%98

방글라데시 건국의 아버지이자 초대 대통령을 지닌 셰이크 무지부르 라흐만 대통령의 딸.

쿠데타로 인해 아버지와 가족이 모두 몰살 당했으나 혼자 살아 남아 역경을 딛고 쿠데타 군부 정권을 물리치고 총리가 되어 정권을 잡은 하시나 총리.

여권이 바닥인 이슬람권 방글라데시에서 여성과 가족을 위한 정책을 활발하게 펴고 여성의 높은 경제참여율을 이끌어 냈다지만...  

이제는 국민을 학살하는 독재자가 되어 버린 느낌이다. ㅠㅠ

여당 : 아와미 연맹(AL, Awami League)
야당 : 방글라데시 민족주의당(BNP, Bangladesh Nationalist Party), 자티야당(Jatiya Party)

정부 일자리(공무원)의 56%는 할당제에 따라 이미 배분이 되어 있다.
30% : 1971년 해방전쟁 자유투사들의 후손을 위한 것
10% : 후진 행정구역을 위한 것
10% : 여성을 위한 것
5% : 소수민족을 위한 것
1% : 장애인을 위한 것

여기서 30% 몫에 해당하는 독립운동가의 후손을 위한 공무원직 배분이 문제가 되는 듯 하다.

정부 공무원은 안정적인 보수나 대접면에서 인기가 있는 직업인데 이미 배정된 56%를 제외하고 44%를 나머지 대다수가 경쟁을 해야 하니 불합리하다고 느끼는 건 당연한 듯 하다.

1971년 건국당시부터 독립운동가의 후손에게 일정비율로 공무원이 되게끔 배당을 해 주다가 저항에 부딪혀 2018년 이 제도가 폐지가 되었다.그런데 올해 이 제도가 고등법원의 명령에 의해 다시 부활이 되었다. 

공정한 기회를 바라는 대학생들은 이에 반발하고 있고, 여당인 아와미연맹의 지지자와 학생지지자 조직인 방글라데시 차트라 연맹(BCL)은 법원의 결정되로 진행되기를 원하는 듯 하다.

결론적으로, 공무원 쿼터 할당제 에 반대하는 대학생들은 여당인 와와미연맹 지지자 (기득권층이라고 불러야 하나...) + 무장한 학생조직 BCL + 시위대에 최루탄, 고무탄, 실탄을 난사하는 경찰까지 모두를 상대하며 시위를 벌이는 것으면 보면 될 듯하다.

사망자가 발생했을 때 총리인 셰이크 하자드는 시위대에 대화를 제안했지만 시위대는 단칼에 거절했다고 한다.

최근  총리는 할당제에 반대하는 시위대를 과거 파키스탄에 협력했던 매국노인 라자카르에 빗대어 비난하여 할당제 반대자들의 분노에 불을 지폈고, 시위대는 여전히 경찰에게 폭력과 총질을 당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 제안은 거부가 되었다... 는 뉴스도 있다.

참고로 라자카르라는 말은 엄청난 모욕이라고 한다. 우리로 치면 나라 팔아먹은 친일파로 보면 될 듯하다.

 

지금 다카를 포함한 방글라데시의 대학생들은 총리와 정부관리들을 라자카르라 부르며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아래 충격적인 영상이 있지만, 경찰은 사람 목숨 따위는  안중에 없는 듯하다.

차량으로 밀고 가버린다.

분노한 사람들이 들고 일어나지 않을 수가 없어 보인다. ㅠㅠ

 

어떤 사진을 연상시키는 방글라데시 경찰의 폭력진압모습.. 왜 백골단이 생각나지.... ㅠㅠ
경찰을 구타하는 시위대
피 칠갑한 시위대 ㅠㅠ
다카대학에서 열린 사망자 6명의 추모식으로 보인다.

이 장례식도 경찰이 최루탄을 쏘고 강제진압을 한 모양이다. 나쁜 놈들은 장례식을 두려워한다. ㅠ

화난 시위대가 쓸고간 거리

 

알자지라에서 보도한 방글라데시경찰의 뺑소니 영상

네모난 차가 경찰, 앞에 동그란 원안에 두 대의 릭샤가 있다.
릭샤를 그냥 밀고 가버린다. 크게 다친것 같다. 죽지 않으면 다행이다.

 

그냥 죽이겠다고 밀고가는 걸로 밖에 안보인다.

아래 원본기사의 링크

https://www.aljazeera.com/program/newsfeed/2024/7/18/violent-and-fatal-anti-quota-protests-rock-bangladesh

 

Violent and fatal anti-quota protests rock Bangladesh

Protests in Bangladesh against reimposing a quota system for government jobs have become deadly.

www.aljazeera.com

 

저 영상을 보고 잠시 멍했다.

내가 저리 무시무시한 경찰한테 길을 물어봤다니...  너무 겁대가리가 없었다.

앞으로 방글라 갔을 때 경찰이 멀리서라도 보이면 숨어야겠다 ㅠㅠ

 

7월 15일로 기억을 하는데 대학생의 사망 기사가 나와서 관심있게 보다가 캡쳐를 해 둔 기사이다.

현재 이 언론사는 접속이 되지 않는다.

기사의 논조로 봤을 때는 사실을 보도하는 언론사 같다.

파키스탄 점령때 파키스탄 폐하만세~ 하면서 민족을 팔아먹던 그런 언론사는 절대 아닌 것 같다. 

 

16일 기사에 따르면 다카시내는 시위대와 경찰만 보이고 텅텅 비었다고 한다.

 

시위가 격화되면서 차량인지 릭샤인지 확인 할 수는 없지만 무곳한 시민이 총상으로 사망한 기사 떴고, 이 기사에 이어 17세 남학생 또한 총상으로 사망했다는 속보가 떴다. 7월 18일 어제의 기사다.

내가 왜 부들부들 떨리는지...

어제 저녁때Rk지만 해도 시위대의 사망기사는 계속 올라오고 있었다.

다카에 인터넷이 차단된다는 기사는 있었지만, 전국적인 인터넷 차단 기사는 이 기사가 처음이었다.

여친님의 동기 선생님들중 몇 분이 연락이 되지 않아 걱정을 하기 시작한 시점이다..

모바일데이터는 끊어지고 와이파이로 접속해서는 인터넷 연결이 되는 상황.

와이파이도 곧 끊어진다는 통첩이네..

4G는 차단되니 2G로 음성통화를 하라는 공지인가...

 

 

어제 18일 저녁에 캡쳐한 메인뉴스들인데... 사태가 긴박하게 돌아가는 모양이다.

 

아래는 현지 한국인들이 찍어서 대화방에 공유한 사진 중 몇 장이다.

다카 시내.
다카 시내
다카시내
다카시내. 지하철(기차)역이라는데 외신에는 불타는 영상이 찾아볼 수 있다.
다카시내. 지하철(기차)역이라는데 외신에는 불타는 영상이 찾아볼 수 있다.

 

오후에 여친님이랑 겨우 일반전화통화가 되었는데, 내 말은 안들리나보다.

혹시 문자는 전송이 될까 싶어서 문자를 보내보니 묵묵부답이다.

안들려~만 외치는데 나는 문자~! 문자~! 만 외치다가 끊었다. 

그래도 점심때는 목소리가 완전 뭉개져서 안들렸는데 조금전은 목소리가 좀 구분이 간다.

잘 숨어 있나보다.. 다행이다.

 

시위한다고 통신 끊어 버리는 나라가.. ㅠㅠ

경찰망, 정부망도 전부 차단이라네.. 이걸 웃어야 하나 울어야 하나.. 

경찰력이 모자라서 준군사조직까지 지방에 배치한다니..

돌아가는 판이 어째 길어질 것 같다.

 

8월 18일 예약인데.. 오늘 비자가 발급이 되었다고 연락을 받았는데,

상황이 더 악화되면 방글라로 못 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네 ㅠㅠ

내가 방글라 가는게 문제가 아니라 여친님이 방글라에서 탈출을 하는게 더 큰 문제다.

 

쿼터반대 시위에 대해 정리한 유튭 영상이 있어 링크한다.

https://youtu.be/mNEq9UBogbI

 

 

인터넷 전화는 모두 불통인데 문자는 되나보다.

내가 보낸 문자를 늦게 보고 답이 왔다.

지금 유일한 통신수단은 2G SMS 문자 뿐이다.

때 아닌 원시시대로 돌아간 느낌이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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